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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발전의 맥박을 제대로 읽자!
이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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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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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일 /중국사회과학원 아시아태평양&글로벌전략연구원]

   
 

최근 들어, 한국에서 조선족 주제 혹은 관련 인물들이 등장하는 영화나 드라마가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조선족사회에 화제로 되었던 ‘범죄도시’, ‘청년경찰’ 외에도 심지어 ‘악녀’, ‘강철비’ 등에서도 나오고 있어 조선족들에 대한 한국사회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 조선족사회는 타자의 관심대상만이 아니라 주체로서 이 시대의 맥박을 제대로 읽고 비전을 모색하고 있는지 참으로 우려스러운 점이 없지 않다.

요즘 조선족 관련 연구나 인터넷, 위챗 등에서 나오는 화제나 담론들을 보면, 너무나도 조선족만의 사회에 국한되어 있고,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와 공간의 역동적인 변화에 대해서는 관심을 거의 보이고 있지 않다. 물론 자체의 발전이나 이익과 관련되는 원인도 있겠지만 너무나도 정감교류에만 얽매여 있고 매력적인 콘텐츠나 주제가 너무 적다는 느낌이 든다.

지난해 10월, 중국은 제19차 당 대회를 계기로 새시대(新時代) 진입을 선포했으며, 2050년까지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 건설을 목표로 명확하게 제시하였다. 또한 과거에 비해 많은 시대어(時代語)들이 우후죽순처럼 등장하고 있으며 이와 함께 많은 신개념, 새 패턴, 새 방식들이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심지어 2017년 4월에는 고속철도(高铁), 인터넷쇼핑(网购), 알리페이(支付宝), 공용자전거(共享单车)가 ‘新 4대 발명’으로까지 선정되었다. 아마도 최근 중국처럼 가장 빨리 변하는 나라가 거의 없을 것이다. 과거에 해외에 유학이나 방문하고 오면 그 격차를 많이 느꼈지만 요즘에는 해외에 조금 갔다 와도 오히려 많이 뒤떨어져가는 느낌이 들 곤 한다. 그렇다면 이 시대의 맥박을 제대로 파악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우선, 역사뿌리에 대한 깊은 인식과 안목이 필요하다.

우리 민족은 참으로 자랑스러운 역사와 문화를 가지고 있다. 원 국가민족사무위원회 이덕수 주임은 조선족의 역사적 공헌에 대하여 “혁명전쟁연대의 공산당원, 참군, 참전한 혁명군인, 영용하게 희생된 혁명열사, 각 혁명시기의 혁명 간부, 여러 분야에서 활약한 혁명적 지식인들, 이 다섯 가지가 많았다”고 지적하였다. 정말 우리 조선족들은 조선반도 이민으로부터 이제는 당당한 사회일원으로 자리를 굳혔다. 이제는 이민이라는 인식을 버리고 이 시대의 어엿한 주인으로서, 이 사회의 일원으로서의 의식을 자각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하자면 우리 사회가 이민으로부터 사회 일원으로 전환해온 역사적 과정에 대하여 재고해 볼 필요가 있다. 특히 학자, 전문가들이 우리 민족의 역사나 문화자원에 대한 연구를 더 많이 해야 할 것이다.

2015년에 한국 외국어대학의 임영상 교수가 편집, 출간한 “동북의 조선족 사회와 조선족 문화관”, “코리아타운과 축제” 등은 우리 사회 자체가 보존하고 지켜가야 할 문화자원에 대한 가치와 의의를 제시해 주고 있다. 다시 말해, 시대가 변할수록 우리 민족의 문화와 자원을 우리 자신의 힘으로 기록하고, 보존하고 널리 알려나가야 할 것이다. 또한 이제는 동북지역에만 한하는 것이 아니라 북경, 상해, 광동 등 새로운 집거지에 대한 연구에 더욱 집중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중국에서 주류 매체나 언론 및 자원을 더 많이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둘째, 발전공간에 대한 넓은 이해와 감각이 필요하다.

1992년, 중한수교 이후에 중국진출 한국기업으로의 취업, 한국으로의 유학과 취업을 거쳐 현재 일부 조선족업체는 한국에 대한 투자도 진행하고 있으며, 심지어 한국인을 고용하고 있다. 그동안 조선족사회는 중한경제협력의 기회를 통해 많은 성장과 성숙을 이룩해왔다. 이와 동시에 상당 부분의 비즈니스나 교류는 양국관계의 영향도 크게 받게 되였다. 중국과 조선반도 사이에 긴장하거나 대립이 발생하면, 여기에 관련되는 비즈니스나 교류가 엄청난 영향을 받게 되어 많은 손실을 입기도 했다. 이러한 관계구도 속에서 우리 조선족사회는 중국이라는 거대한 공간을 활용하여 조선반도 혹은 중한관계라는 틀에만 지나치게 얽매이지 말고 다차원, 다방향으로 발전출로를 모색해야 할 것이다.

‘일대일로’(一帶一路) 건설이 중국공산당 당 규약에 제정됨으로써 금후 중국의 중요한 국가발전전략으로 규정되었다. 특히 “일대일로” 6대 회랑 중의 하나인 “중국-몽골-러시아 경제회랑(中蒙俄经济走廊)”은 지연경제학적으로 연변지역 발전전략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지역발전과의 전략적 연계가 매우 필요하다. 특히 지방정부는 이 분야의 발전과 연계시키는 정책구상과 많은 노력을 투입해야 할 것이다.

셋째, 사회발전에 대한 높은 전략적 책임의식이 필요하다.

오늘날 북경, 상해, 광동, 청도 등 지역에서의 조선족사회 활동들이 매우 활발하다. 또한 한국, 일본 등 지역의 해외 조선족들도 다양한 활동들을 벌리고 있다. 이제는 전통지역인 동북3성, 신집거지인 연해지역과 대도시지역, 한국, 일본 등 해외라는 3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조선족사회의 정체성도 분화(分化)되고 있다. 자칫하면 서로가 분리되어 전체적인 에너지와 지적파워를 형성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따라서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고 통합해나가기 위해서는 지역사회의 지성인들이 자체 지역의 정서나 이익에만 집착하지 말고 전반적 발전에 대한 고도의 전략의식과 책임감이 필요하다.

최근 인구 통계를 보면, 조선족인구는 계속 감소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인구가 마이너스성장을 유지하고, 대도시로 진출한 조선족사회의 후대들에 대한 민족교육이 거의 부재한 상황은 민족사회의 존속에 관한 위기감을 다시금 상기해보아야 할 것이다.

눈앞의 경제적성장이나 일부 사회발전에만 안주하지 말고 중국이 현대화강국을 목표로 하는 2050년경을 내다보고 그에 대한 발전대안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그 누구나 책임의식을 가져야 하며, 특히 간부, 기업가, 학자, 전문가들이 지적네트워크를 형성해서 하루빨리 민족사회발전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추진해나가야 할 것이다.

우리 사회가 발전해나감에 있어서 역사적 뿌리에 대한 깊은 인식에 바탕을 두고 사회 발전에 고도의 전략의식을 가지고 공간발전에 넓은 이해로 발전방략을 구상해야 할 것이다. 깊이와 넓이, 높이가 두루 갖추어져야 균형적 발전전략과 바람직한 방안을 만들 수 있다. 이제는 정감, 정서에 의한 교류만으로는 이 시대의 흐름에 동참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 나라, 이 사회, 더 나아가 이 지역의 흐름과 맥박을 제대로 파악하고 격변하는 시대에 발맞추어 생존과 발전, 진보를 위해 고민하고 노력해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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