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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교포 간첩조작사건’ 피해자 故이원이씨 재심서 ‘무죄’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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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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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년 ‘재일교포 간첩사건’에 연루돼 옥살이를 한 고(故) 이원이 씨가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당시 모국으로 유학 왔다가 졸지에 간첩으로 몰린 고인은 43년 만에 누명을 벗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제21형사부(재판장 조의연 부장판사)는 지난달 26일 국가보안법, 반공법 등 간첩 혐의로 1976년 유죄를 선고받은 고인에 대한 재심 판결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고인의 ▲반국가단체 구성원과의 통신연락‧지령에 의한 잠입 등 반공법 위반 ▲반국가단체 찬양‧고무‧동조 ▲군사목적수행 간첩 관련 혐의에 대한 공소 사실에 대해 모두 “혐의를 인정하기 부족하고 이를 인정할만한 증거 없다”고 판단했다.

특히 과거 고인이 체포당할 당시 “불법구금 상태에서 허위자백을 강요받은 정황이 엿보인다”라며 경찰‧검찰의 피의자신문조서 등을 증거로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은 증거능력이 없어 증거로 쓸 수 없거나 각 범죄 사실 등을 인정하기에 부족한 것뿐이고, 증거능력이 있는 증거를 모두 모아 보더라도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며 무죄를 확정했다.

앞서 고인은 1975년 11월22일 당시 김기춘 중앙정보부 대공수사국장이 발표한 ‘재일동포 간첩사건’에 연루된 학생 중 한 명이었다. 김기춘 대공수사국장은 언론을 통해 “북괴의 지령에 따라 모국 유학생을 가장하여 국내에 잠입, 암약해 오던 북괴 간첩 일당 21명을 검거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재일교포로 부산대 경제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이던 고인은 간첩 활동을 했다는 혐의로 1975년 10월 20일 체포돼 이듬해 4월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출소 후 불법구금과 고문 등 후유증으로 인해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이어가지 못하다 1999년 11월 대장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유족은 지난해 4월 재심을 청구했고, 같은 해 11월 재심 개시 결정이 확정됐다. 이번 무죄 판결로 ‘간첩조작 사건’과 관련한 여태까지의 20여건 이상 재심에서 사실상 모두 무죄 선고가 나왔다.

40여년 만에 간첩 누명을 벗은 고인의 아들 이모(34)씨는 선고 이후 “아버지가 우리들한테 (힘든) 티도 잘 안내고 버티시느라 너무 힘드셨을 거 같다”며 “하늘에서 기뻐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이 씨는 이어 “개인적으로는 내가 간첩의 아들, 그리고 내 아들이 간첩의 후손이라는 오명을 벗은 게 가장 기쁘다”고 소회를 밝혔다.

형사사건의 경우 항소는 판결 선고일로부터 7일 이내에 이뤄져야 한다. 검찰이 이 기간 내 항소하지 않으면 고인은 무죄로 확정된다.

이번 재심 판결에서 고인의 변호를 맡은 이석태 변호사는 이와 관련, “전(前) 정부까지는 검찰의 항소‧상고가 이어졌지만 최근에는 검찰이 무리한 항소를 하지 않는 분위기”라며 “또 재판부가 굉장히 자세하게 (무죄 이유를 밝혀) 제 생각엔 항소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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