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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의 특별인연 외국인 선수들의 리얼스토리6.25참전용사 손녀부터 독립운동가 후손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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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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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평창동계올림픽에는 한국과 특별한 인연을 가진 외국인 선수들이 있다. 6.25참전 미군의 손녀 스키선수부터 독립운동가의 자손인 카자흐스탄 피겨스타, '천재 스노보드 소녀'로 불리는 재미동포 2세까지 각양각색이다. 그들의 리얼스토리 속으로 들어가 본다. [이민호 통일일보 지사장]

◆ 미국의 여자 스키선수 린지 본(34·미국)은 가히 ‘스키여왕’이다. 전 세계에서 스키월드컵대회 최다 우승 기록을 가진 여성 선수이다. 본은 평창올림픽을 기다리고 기다렸다. 평창으로 오는 길에 비행기가 결항되자, 팬들과 실시간 SNS를 하면서 초조함을 공유했다. 이달초 독일 가르미슈파르텐키르헨에서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 통산 81승째를 거둔 본은 평창에서 본인의 두 번째 올림픽 금메달을 노렸다.

   
▲ 미국의 여자 스키선수 린지 본.

출전 경기는 17일 정선 알파인 센터에서 열릴 여자 슈퍼대회전. 그런데 이 장소가 기가 막히다. 할아버지 돈 킬로우가 6.25한국동란 때 북한군-중공군과 전투를 벌였던 곳이기 때문이다. 6.25동란 때 참전한 할아버지는 손녀에게 한국에서 자유를 지키기 위해 싸웠던 순간을 한국의 참전용사와 함께 찍은 사진을 보여주며 이야기해주었다. 할아버지 역시 평창올림픽에서 손녀딸이 경기하는 모습을 관전하려 했지만, 작년 11월 타계하면서 그 뜻을 이룰 수 없었다. 본은 평창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가해 할아버지를 그리며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결과는 6위 금메달 획득은 못했지만, 본은 “할아버지가 참전한 곳에서 올림픽을 치렀다는 점만으로도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 미국을 대표하여 평창올림픽 개막식에 참가한 펜스 미국 부통령의 아버지도 6.25참전 용사다. 그래서 한국 대통령이 펜스와 본에게 각별하게 감사를 표해야지, 왜 6.25전범 김일성의 손녀, 독재자의 총신을 환대하느냐는 비판의 소리도 들렸다. 어찌됐건 할아버지의 전쟁터가 70년 뒤 손녀의 경기장으로 바뀐 사연, 참전용사의 아들이 미국 부통령이 되어 올림픽개막식에 참석했다는 사실은 파란만장한 한국 현대사를 보여주는 장면이 아닐 수 없다.

◆ 만 17세의 소녀 선수 재미동포 2세 클로이 김 이야기는 한국에서 유행하는 ‘유쾌, 상쾌, 통쾌’ 단어를 떠올리게 만든다. 이민 간 한국인 아버지에게서 스노보드를 배운 클로이의 별명은 ‘천재 스노보드 소녀'. 지난 13일 평창 휘닉스 스노우파크에서 열린 평창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에서 100점 만점에 육박한 98.25점을 받아 당당하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 종목 역대 최연소 우승 기록. 클로이는 시합을 앞두고 자기 SNS에 “아침에 샌드위치를 다 먹을 걸, 배고프고 화가 난다(hangry)”는 글을 올리고 나서, 화려하고 창의적인 재주를 부려 우승을 거머쥐었다. 경쟁자가 보이지 않은 압도적 기량을 뽐내며 10대 소녀의 천진난만한 모습으로 올림픽 최고의 인기선수가 되었다. “아버지의 나라에서 시합하니 너무 재밌다.” 발랄한 소감으로 세계 스노보드 팬들을 사로잡은 클로이는 한국이 뿌리이다.

   
▲ 재미동포 2세 스노우보드선수 클로이 김.

◆ 한국에서 수천km 떨어진 유목의 나라 카자흐스탄. 이 나라 최고의 스포츠스타는 데니스 텐(24). 한국으로 치면 피겨선수 김연아에 비견할 정도의 스타다. 텐이 2014 소치올림픽대회에서 동메달을 따면서 카자흐스탄은 나라전체가 피겨 열기로 들끓었다고 한다. 아이스링크조차 없던 나라 곳곳에 빙상장이 세워지고, 그 여세를 몰아 2016년에는 동계유니버시아드 대회까지 열었다. 당시 텐의 경기를 보려고 모인 관객은 무려 3만 명이었다고 한다.

   
▲ 카자흐스탄 피겨스케이팅선수 데니스 텐.

텐은 평창올림픽에 피겨 싱글 남자 부문에 출사표를 던졌다. 한국의 피겨유망주 차준환(17), 2014 소치대회 금메달리스트 하뉴 유즈루(羽生結弦, 24·일본)도 출전하는 무대라 한국 팬들로부터도 뜨거운 관심을 모은다.

그런데 텐에게는 남다른 가족사가 내려온다. 그의 고조할아버지는 일제초기 항일 의병장 민긍호 선생이다. 민 선생은 1905년 을사조약이 체결되자 의병부대를 조직해 항일투쟁을 전개한 인물이다. 한국정부가 1962년 건국훈장 대통령장을 추서한 민족지사이다. 을사조약은 일본의 강압에 의해 한국이 외교권을 박탈당해 을사늑약으로 불린다. 일제 때 민 씨 일가는 고향을 떠나 이역만리 카자흐스탄으로 갔고, 이번에 그의 후손 텐이 평창으로 달려왔다. 텐은 말했다.

“제2의 고향이자 모국 한국. 한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의 순간을 하루빨리 경험하고 싶다. 특별한 대회인 만큼, 무대가 끝나고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겨지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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