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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기정 투혼' 본받아 한국 마라톤 재건하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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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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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인 / 스포츠칼럼니스트

   
 

앞으로 2년 후인 2020년 8월 9일은 일본 도쿄올림픽 폐막일로 남자 마라톤 경기가 열린다. 한국 마라톤은 이봉주가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낸 이후 올림픽 메달의 대(代)가 끊겼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는 치욕을 당했다. 한국 마라톤의 '간판' 심종섭은 2시간42분42초를 기록해 전체 참가 선수 155명(완주자 140명) 중 138위에 그쳤다. 1936년 독일 베를린올림픽에서 손기정(1912~2002)이 세운 기록(2시간29분19초2)보다 무려 13분 이상 뒤진 기록이다. 80년 동안 선배의 기록을 단축하기는커녕 한참 뒷걸음질 친 것이다.

하지만 국민들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1936년 일제강점기 손기정이 거머쥔 '불꽃 투혼' 금메달 이후 마라톤은 국민 염원을 담아 역경 극복을 상징하는 스포츠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당시 손기정은 베를린올림픽에 참가하기 위해 도쿄를 출발해 만주, 시베리아, 모스크바를 거쳐 베를린까지 2주 동안 열차로 이동했다. 열악한 환경에서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도와주는 사람도 없었다. 하지만 손기정은 혀를 내두를 정도의 철저한 준비로 올림픽 마라톤에서 2시간 30분 벽을 처음 돌파했다. 그는 독립군 훈련 방식을 모방해 모래주머니를 다리에 달고 달리기 연습을 하고, 신발 바닥을 칼로 깎아 가벼운 마라톤 슈즈로 만들었다. 또 러닝셔츠와 속옷을 가위로 잘라 옷 무게를 줄이는 방법을 고안해 내기도 했다. 현재 우리 선수들이 손기정의 투혼을 본받았다면 올림픽 마라톤에서 2시간 40분대 기록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손기정, 황영조, 이봉주 등의 스타를 배출한 마라톤 강국이다. 하지만 지금은 마라톤 위기다. 예전보다 뒤처지는 수준이다. 2020 도쿄올림픽에서도 큰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대한육상경기연맹은 지난 3월 마라톤 전담 지도자를 처음 선임해 대표팀을 관리하고 있으나 기록 단축과 관련해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일본은 벌써부터 폭염 발생 시 훈련 대비책을 세우는 등 '금메달 특별 프로그램'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마라톤 기록은 하루아침에 단축되지 않는다. 지금부터라도 '손기정 투혼'을 본받아 한국 마라톤을 재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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