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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가 절실한 세상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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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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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식/ KAIST 교수·뇌과학

   
 

이번 여름은 너무나도 힘들었다. 지구온난화 효과를 피부로 느끼게 되었다는 것이 대부분 전문가의 의견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궁금해진다. 왜 우리는 지구온난화를 막지 못했을까? 무슨 일이 벌어질지 뻔히 알고 있었으면서도 말이다.

답은 단순하다. 기후변화, 기상학, 화학과는 거리가 먼 '가짜 전문가들'의 등장. 그리고 정치적 어젠다를 위해 검증된 과학적 결과보다 사이비 전문가들의 의견을 지지하고 이용한 정치인들과 언론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과거 인류의 세상은 단순했다. 대부분 하나뿐인 인과관계만 고려하면 충분했기 때문이다. 배가 고프면 먹을 수 있는 모든 것을 지금 이 순간 먹어버리면 됐다는 말이다. 하지만 세상은 더 이상 단순하지 않다. 이제 우리는 현재의 선택이 미래에 미칠 수 있는 다양한 영향까지 고려해야 한다.

이 순간의 만족을 위해 한 가지 인과관계에만 집착한 선택을 우리는 포퓰리즘이라고도 부른다. 반대로 전문가란 미래에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인과관계를 고려해야 하는 고리타분한 사람들이다. 포퓰리즘은 쉽고, 전문적 판단은 어렵다. 대부분의 후진국이 틀리지만 단순한 선택지를 고르는 이유다.

어떻게 하면 인간은 날 수 있을까? 그리스·로마신화에서 같이 깃털을 팔다리에 달고 허우적거려도 인간은 날 수 없다. 날기 위해서는 항공학, 공기역학, 기계공학 같은 전문 지식들이 필요하다. 어떻게 하면 강을 건널 수 있을까? 길거리에 고인 물은 껑충 뛰어볼 수 있겠지만, 한강은 뛰어서는 넘을 수 없다.

수많은 전문가의 지식과 경험이 합쳐져야만 무너지지 않는 단단한 다리를 만들 수 있다. 일자리는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명령을 하고, 무한으로 세금을 투입한다고 생기지 않는다. 현재와 미래 시장의 수요와 공급, 생산력과 경쟁력, 기술, 혁신, 통화정책 모두 고려할 수 있는 최고의 거시경제적 지식과 실질적 경영 경험을 가진 전문가들이 있어야 새로운 일자리 역시 가능해진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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