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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침에는 차별이 없다"고 했건만…
동북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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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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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민 / 서울국제학원장

   
 

“한국어를 잘 못하면 이 학교에 입학할 수 없습니다. 다른 학교에서 한국어를 배워서 오세요.” 영등포에 있는 모 초등학교 교사의 단호한 얘기다.

중국에서 온 민재는 아빠 손을 잡고 이 학교 정문에 들어갈 때까지만 해도 100년 된 학교라 입학하면 대단한 영광이라고 생각했다. 경외심까지 들었다. 그러나 교무실에 들어서서 1분도 되지 않아 선생님은 민재가 한국어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학교입학이 불가능하다고 딱 잘라 말했다.

100년 된 초등학교의 자부심인가? 민재 아버지는 한숨을 몰아쉬며 사정 섞인 어투로 의무교육을 운운했다. 그래도 돌아온 답변은 집 주소에 따라 학적은 받아줄 수 있지만 당장은 입학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대안으로 타 지역의 한 학교를 소개해주며 그 학교에 가보라고 한다. 그 학교는 영등포 관내에 있는 학교가 아니라 구로구에 있는 대안학교다. 웬만해선 중학생도 타 지역으로 배정하는 경우가 드문데 이게 어찌된 영문인가.

영등포 관내에는 초등학교가 많다. 거의 동마다 있다고 과언이 아니다. 영등포구 대림동만 해도 신대림초등학교, 대동초등학교, 신영초등학교 등 여러 개가 있다. 관내에도 이렇게 초등학교가 많은데 굳이 멀리 떨어진 다른 구(區)의 학교를 소개를 소개한 이유는 무엇일까?

민재 아버지는 다시 영등포 관내의 다른 학교에 연락하기 시작했다. 한 학교에서 한번 와 보라고 했다. 100년 된 학교를 찾았다가 크게 퇴짜를 맞은 민재와 민재 아빠는 풀이 죽어 교무실에 들어섰다. 그러나 이번에 맞아 준 선생님은 아주 달랐다. 태도가 친절했고 따뜻했다. 풀어 죽었던 민재는 차츰 씩씩해졌다. 선생님께서 묻는 질문에 서툴지만 씩씩하게 대답했다. 선생님은 민재가 친구들과 잘 어울리며 학교생활을 잘할 거라며 믿음과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결국 이 학교에서는 민재의 학적까지 받아줬다. 아직 10년도 되지 않은 신생 학교였다.

공자는 유교무류(有敎無類), 즉 가르침에는 차별(差別)이 없다고 했다.

오늘날 초등학교 의무교육제도는 중국이나 한국이나 다를 바가 없다.

그러나 영등포 관내의 100년 넘은 이 학교는 너무 달랐다. 유교유류를 실천하는, 배움의 문이 꽉 닫힌, 문턱 높은 학교였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민재 학생이 그 학교를 가지 않길 천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과거만 보고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학교가 아닌가 싶다. 비록 민재가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문화를 접한지 이제 겨우 2달이 되지만 민재는 서울대를 알고 커서 서울대도 갈 수 있다는 희망을 품은 학생이라는 것을 보지 못했던 것이다.

민재 학생이 100년 된 학교를 가지 않길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하는 또 다른 이유는, 만약 정말 그 학교에 입학했더라면 민재는 6학년을 재학하는 1년 내내 행복하지 않았을 것이다. 환영받지 못하는 학교에서 행복하면 얼마나 행복할까. 그리고 이렇게 우울하게 자란 학생이 커서 학교에 대한 기억이 좋지 않기라도 하면…언젠가 민재가 다시 중국으로 갈 때 그 학교에 대한 좋지 않은 기억을 되살리고 또 한국에 대한 인상이 좋지 않다면…

두달 전 민재는 부모 따라 난생 처음 한국에 왔다. 그리고 입학을 위해 두 개 학교를 다녀왔다. 열 살 난 소년에게 이 두 학교는 잊을 수 없을 것이다. 다만 100년 학교에 대한 기억은 하루빨리 지우고 현재 다니고 있는 10년 미만 학교에서는 좋은 추억들은 많이 만들어 영원히 기억하길 바랄뿐이다.

교육은 백년대계(百年大計)라고 했다.

100년 된 학교! 지나온 과거 일 뿐이다. 바다 건너 한국을 배우겠다고 찾아 온 민재학생도 수용 못하는 학교!! 이런 학교의 백년대계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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