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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바다, 중국 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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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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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주 / 논설위원

   
 

중국이 본격적으로 해양 굴기에 나선 계기는 1991년 필리핀 피나투보 화산의 폭발이었다. 필리핀에 있던 수비크만 미국 해군기지와 클라크 공군기지가 파묻혔다. 미국은 두 기지를 포기했다. 중국으로선 코앞의 감시자가 사라진 셈이었다. 중국은 곧바로 남중국해의 80%를 영해로 귀속한다고 일방 발표했다. 그러곤 조용히 해군력을 키우기 시작했다.

해양 굴기 행보는 15년이 지나서야 드러났다. 2006년 태평양에서 항공모함 키티호크호와 함께 훈련하던 미군 전투기가 바다에서 잠망경 흔적을 발견했다. 자체 개발한 중국 잠수함이 미 해군의 경계망을 뚫고 키티호크호에 접근한 것이었다. 화들짝 놀란 미국은 해양관측선으로 중국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했다. 중국은 어선을 동원해 해양관측선의 진로를 막았다. 관측선은 결국 철수했다. 2009년 일어난 ‘임페커블호 사건’이다. (사이먼 윈체스터, 『태평양 이야기』)

중국은 해군력을 계속 증강했다. “카지노로 개조하겠다”며 우크라이나가 건조하던 항공모함을 사서는 덜컥 항모로 만들어 버렸다. 어제 중국 해군 창설 70주년 기념 관함식에 나온 랴오닝(遼寧)함이 바로 그 배다. 한국을 비롯해 10여 나라의 해군 함정이 이날 행사에 참여했으나 미국은 배를 보내지 않았다. 그 배경엔 중국의 해양 도전에 대한 미국의 불쾌감이 서려 있다.

해양 굴기는 한국 역시 신경을 곤두세워야 할 대상이다. 해석의 차이가 있지만, 중국의 해양 방어선인 ‘제1도련선’ 안에 한반도 인근 바다가 포함돼 있다는 견해가 많다. 한반도 주변을 ‘중국이 지켜야 할 바다’로 설정했다는 의미다. 이어도 상공에 중국이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한 이유다. 중국이 제해권을 쥐면 해상무역로를 통제하려 할 수 있다는 걱정도 나온다. 우리 정부는 어떻게 대비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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