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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 없는 총영사의 한계한미동포재단 개혁 발표 회견 예고해 놓고 본국 국회의원 영접하러 공항에
미주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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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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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하 / 부국장·사회부장]

“한인 중심의 외교와 함께 동포사회의 권익 신장, 위상 증진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김완중 LA 총영사의 말이다. 재작년 12월 말 부임 당시 인터뷰 기사에 첫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통상 3년인 총영사 임기의 절반이 이제 지나간 시점인데, 김 총영사의 그동안 활동이 ‘한인 중심’을 강조한 부임 일성에 충실했는지는 의문이다. 한인사회에서 총영사에 대한 칭찬의 목소리보다는 갈수록 불만이 팽배해 있음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지난주 총영사관에서 한미동포재단 개혁 방안 발표 기자회견이 열린 후 한인 언론사 취재진은 의아함을 감출 수 없었다. 이 회견을 직접 개최한다고 일정까지 사전에 공개했던 김 총영사가 정작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랜 갈등과 소송이 얽혔던 한미동포재단의 개혁안 문제는 가뜩이나 한인사회의 여론 수렴 없이 ‘밀실 작업’을 해왔다는 지적을 받아온 터여서, 이를 주도해 온 총영사의 발표와 설명이 그만큼 중요한 사안이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 시간 총영사는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LA를 거쳐 남미로 향하는 국회의원 2명의 공항 영접을 나간 정황이 확인됐다.

국회의원 의전 때문에 한인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사안에 대해 사전 예고까지 한 일정을 설명도 없이 펑크 낸 총영사의 행보가 한인사회를 배려하고 현안을 돌보는 것과 거리가 먼 것 아니냐는 지적이 쏟아진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총영사관에서는 외교부 본부의 지시를 따랐을 뿐이라는 비공식적 해명만 되돌아왔다. 그렇지 않아도 총영사가 본국 눈치만 본다는 의심의 눈초리가 많았는데, 그것만 확인시켜 준 꼴이 된 셈이다.

남가주 한국학원 문제도 총영사의 리더십 실종 상태를 드러내고 있는 대표적 사안이다. 책임 회피로만 일관하고 있는 한국학원 이사회도 문제지만, 한국 정부 핑계를 대면서 강경 대응으로만 밀어붙이고 있는 총영사관의 태도가 서로 간 불신과 감정 대립만 키우면서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윌셔사립초등학교와는 별개로 잘 굴러가고 있는 주말 한국학교의 운영비 지원을 볼모로 남가주 한국학원 이사들을 굴복시키려 한 발상은 첫 단추부터 한참 잘못 끼워진 것이었다.

직접 손을 걷어 부치고 나서서 대화를 하고 접점을 찾으려는 노력을 해도 쉽지 않은 문제에 정작 총영사는 겉으로 보이지 않고 실무자들만 내세워 압박하고 있는 모습은 문제 해결 의지가 있는지도 의심하게 만든다.

김 총영사의 부임 인터뷰에는 또 하나 주목할 만한 대목이 있었다. 이른바 한인사회 분규 단체 문제 대응에 대한 질문에 “이러한 단체들이 주재국 비영리단체로 등록됐기 때문에 분규 단체들에 대해 한국 정부가 법적으로 강제하거나 제재할 수 없다”며 모범적이고 민주적으로 협업을 통해 해결방안을 조율해 나가겠다는 취지의 답변을 한 것이다.

그런데 지금 한국학원 문제 등에 대처하는 방식을 보면 오히려 정반대다. 초심을 잃은 건지 원래 스타일인지 모르겠지만, 이를 바라보는 한인사회의 시선은 따갑다.

여기에서 김 총영사의 LA 부임이 일종의 파격 인사였음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재외공관장 경험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첫 공관장 임지로 LA 총영사관을 맡았기 때문이다. 사실 LA는 공관장이 대사급인 임지다. 실제로 역대 LA 총영사들의 경우 대부분 다른 지역의 총영사나 대사직을 적어도 한 두 차례 거쳐 부임하는 게 관례였다. 김현명 전 총영사는 후쿠오카 총영사와 이라크 대사를 거친 뒤 LA에 왔었고, 이기철 직전 총영사도 네덜란드 대사와 외교부 본부 재외동포영사대사를 지낸 후 부임했었다.

특히 해외 최대 한인사회가 형성돼 있는 LA는 외교 현안과 국익 문제들이 첨예한 곳이라기보다는 재외국민 보호와 동포사회를 지원, 갈등 해결 등이 강조되는 공관이다. 그래서 풍부한 경륜과 덕망을 갖춘 총영사의 능력이 요구되는 곳이기도 하다. 그런 LA에 초임이 와서 한인사회를 무시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한인들의 말에 귀 기울이기보다는 ‘마이 웨이’식 행보만 고집하는 상황이 계속되다 보면, 공관장 경험이 풍부한 대사급 외교관이 오던 자리에 초임의 젊은 총영사를 앉힌 외교부의 실험이 실패한 선례로 남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LA 총영사는 섬기는 자세로 일하는 게 필요한 자리다. 그런데 지금 총영사는 한인사회를 아래로 내려다보고 군림하려고만 하는 것 아닌지 한인사회는 묻고 있다. 이러다간 결국 한인사회와 각을 세우고 싸우다가만 돌아간 총영사로 기억되고, 만약 한국학원 한국어 교육 지원 중단이 결국 학생들의 뿌리교육 기회를 박탈하는 피해를 초래하는 결과가 될 경우 최악의 총영사라는 평가를 들어야 할지도 모른다. 지금이라도 상황을 직시하고 성찰해 진정한 재외공관장의 자세를 되찾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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