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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심의 두 얼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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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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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현 / 논설위원

   
 

애국심이라는 화석 같은 사랑의 감정이 남녀의 그것처럼 정열적으로 타오르는 요즘이다. 일본의 도발이 눈앞에서 현실화하는 과정을 보면서 많은 한국인의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있다. 화이트리스트(수출 심사 우대국) 제외 결정이 내려진 지난 2일을 전후해 ‘설마…’ 하던 생각은 각을 세우기 시작했다. 일본 제품 매장 앞에선 마치 최면 치료를 받은 것처럼 반감이 인다. 불매운동에 회의적이었던 이들도 텅 빈 유니클로 매장을 보면 쾌감을 느낀다고 한다. 일본 상품 판매상을 걱정하던 가족의 쇼핑몰 동선에도 ‘일본은 없다’. 올림픽, 월드컵, 손흥민·류현진의 빅매치 때나 출몰하던 감정은 훨씬 강력한 동질감으로 가족·동료의 공동체를 네트워킹하고 있다.

유시민 작가가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책에서 설파한 ‘애국심의 두 얼굴’을 실감한다. 유 작가는 “고귀한 사랑의 감정일 수 있는 애국심 뒤에는 결코 사랑하기 어려운 야수가 숨어있다”고 했다. “내가 속한 국가를 사랑하는 감정인 동시에 경쟁 관계에 있는 다른 국가를 배척하는 감정”이기 때문이다. 개념적·역사적으로 혐오를 벗어나기 힘든 일본이 “가해자의 적반하장”(문재인 대통령)을 시전하고 소녀상까지 내쫓았으니 우리의 야수 본능이 가만히 있겠는가.

어려운 시국에 깨어난 야수는 ‘분노’와 ‘걱정’의 두 얼굴을 지녔다. 편의점부터 콘돔까지 일본 관련 품목을 알리고 대체 국산품을 소개하는 한 불매운동 사이트는 ‘소상공인 피해 주의’ ‘대주주가 한국 기업’ 등의 참고 정보를 함께 올린다. 우리의 분노가 선의의 피해나 초라한 자해(自害)로 이어지지 않길 바라는 또 하나의 애국심이다. 이렇듯 지혜를 총동원해도 모자랄 판에 정작 정치권은 ‘총선 유불리 보고서’나 ‘사케 공방’으로 자기 잇속만 챙기니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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