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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인삼 수출권 빼앗은 日, 경제 보복 유감… 정상화 해야”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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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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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빈 / IBK기업은행 동부이촌동WM센터 팀장

인삼과 미쓰비시

   
 

2018년 기준 우리나라 총수출액 중 20.9%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대표 수출품목은 단연 반도체다. 반도체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효자 수출품목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그렇다면 조선시대에는 어땠을까? 어떤 품목이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수출품이었을까? 정답은 바로 인삼이다. 1690년 조선의 대일본 수출품 중 36%를 차지했던 상품이 인삼이다. 조선의 인삼은 중국과 일본에서 귀한 만병통치약으로 알려지면서 상당히 고가에 거래되었다. 1601년 인삼 한 근은 무명 70필, 표범가죽 4분의 1로 교환이 이뤄졌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일본의 경우는 조선인삼을 구매하기 위해서 210g짜리 은으로 된 화폐를 만들기도 했다. 조선인삼 한 근을 사기 위해 그 은화 120개가 필요했다고 한다. 인삼을 찌고 말리는 공정을 넣어 새롭게 개발한 홍삼 제품의 경우는 인삼의 10배 가격에도 거래되었다고 하니 조선인삼의 인기는 하늘을 찌를 기세였던 듯하다. 혹자는 그런 이유로 인삼을 ‘조선시대의 반도체’라고 부르기도 한다.

또한 인삼은 조선을 대표하는 상인조직인 개성상인(송상)과 의주상인(만상), 동래상인(내상)들의 주요 거래품목 중 하나였다. 이들은 전국적 행상조직을 갖추고 다양한 품목을 망라한 도매업으로 생필품들의 유통에 지대한 역할을 해오고 있었다. 각지에서 올라온 특산품들에 대한 위탁판매(객주)까지도 담당했었던 이들은 타지에서 올라온 상인들의 숙박을 해결해 주는 여관업에서부터 운영자금이 부족한 상인들을 위한 금융업(여각)에까지 진출하여 사실상 현대의 기업집단과도 같은 역할을 해오고 있었던 그들이다. 이러한 상인조직들이 중국과 일본이 필요로 하는 조선인삼의 수출을 전담해 오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의주상인 임상옥이 중국인들을 상대로 인삼을 거래하면서 신뢰를 바탕으로 한 비즈니스 전략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던 사실을 알고 있다. 조선 상인들은 그렇게 중국인들과 일본인들을 상대로 한 인삼 교역으로 많은 돈을 벌어 모을 수 있었다. 그들은 사농공상의 차별적이며 폐쇄적인 성리학적 지배논리에도 굴하지 않고, 국내 및 국제무대에서 활약했었던 우리 선조 기업인들의 역사다.

조선 상인들의 역사는 일본의 제국주의 침탈로 한순간에 붕괴되기 시작했다. 일제는 조선 상인조직들을 붕괴시키기 위하여 교역물품 중 핵심인 인삼수출권도 빼앗아갔다. 그렇게 빼앗은 인삼수출권은 아이러니하게도 일본의 전범기업 미쓰비시에게로 넘어갔고, 미쓰비시는 조선의 인삼교역으로 엄청난 돈을 벌 수 있었다.

최근 일본의 경제보복은 마치 조선상인 조직을 와해시키기 위해 핵심교역 물품이었던 인삼을 공략대상으로 삼았던 일제의 경제 침탈의 역사와 닮아 있다.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품인 반도체 및 핵심 제품군을 공략대상으로 삼은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는 인삼 독점수출권을 빼앗고 조선의 대표 기업인 상인조직들을 말살하려고 했던 일본 제국주의 침탈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전자제품의 속성상 국제적 분업은 필수적인 조건이다. 일본과 한국, 중국 사이의 완제품을 생산해 내기 위한 가치사슬은 어느 나라가 가장 효율적으로 제품을 만들어 낼 수 있는지의 비교우위에 따른 국제분업과 자유무역의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가뜩이나 글로벌 경기침체의 암울한 전망이 투자심리를 옥죄고 있는 이때 수출규제라는 비상식적인 조치를 휘두른 일본 정부는 더 이상 상황을 악화시키지 말고 정상화하길 바란다. 비정상의 논리와 비상식적 조치들이 거둬들여지고 난 뒤에야 투자시장에 대한 합리적인 분석과 판단이 가능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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