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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격의 눈물 속, 거기엔 오로지 ‘일치’만 있었다 (2)역사적인 흑인 대통령 취임식 참관기 [2] - 김동석 한인유권자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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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9.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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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24일자에서 계속]

◆‘나도 당당한 주인’인 우리들의 잔치


필자는 취임식 참관인단석 가장 가운데의 앞자리에 앉을 수 있었는데 그야말로 이상한 일은 이번엔 필자에게 티켓을 보자는 검사요원이 아무도 없었다는 것이다. 이전과 그 이전의 대통령 취임식 때엔 티켓을 구해서 정당하게 입장했음에도 참가자 거의 모두가 백인들인데 필자만 유독 아시안이기 때문에 금방 눈에 드러나서 취임식 도중에 서너 번은 신분을 확인하겠다고 경호요원이 귀찮게 했었다. 그러나 이번엔 그 좋은 로열 참관인석에 흑인들도, 남미계들도, 아시안들도, 백인들과 함께 많이 섞여 있었기 때문에 그러한 귀찮은 일이 없었다.

이와 같은 현상은 취임식 저녁의 축하 무도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전에 비해서 정치행사가 얼마나 편해졌는지 경험하지 않은 사람에게 설명할 방도가 없을 정도이다. 지난 15년 동안 이런저런 수많은 정치행사에 참가했지만 어느 한 곳도 ‘내가 주인’이고 ‘나도 일원’이란 생각이나 그런 기분이었던 적이 없었다. 늘 남의 잔치였고, 어색했고 불안 했었다. 그러나 이번엔 달랐다. 필자는 ‘주인’으로 당당히 참석 했다.

180만 명의 참관인들이 지켜보는 취임식 행사를 상상해 볼 수가 있겠는가? 사회자인 다이안 파인스타인 취임식준비위원장의 목소리도 분명히 떨렸다. 535명의 연방의원 중에서 오바마 리더십의 탄생을 가장 학수고대했다는, 그래서 예비경선 과정에서 당연직 대의원들의 목소리를 낮추게 하느라 별의별 수단을 다 동원했다는 확고한 진보철학의 여성정치인 다이안 파인스타인의 목소리가 분명히 스스로의 감동에 떨리고 있었다.

필자는 취임식 시작을 알리는 파인스타인의 마이크 소리에 왠지 눈물이 쏟아졌다. 의사당 출구 복도를 통해서 취임식단에 등장하는 오바마의 모습이 대형 스크린에 나타나자 워싱턴DC의 시내 전체가 떠나가고 있었다. 그러나 환호성을 지르는 관중들보다 눈물을 쏟아내는 관중이 많았다. 바로 옆자리 휠체어에 몸을 실은 흑인 할머니가 몸에 두른 담요에 얼굴을 묻고 거의 통곡에 가까운 울음을 쏟아내고 있었다. 앞자리의 백인 귀부인도 남편의 어깨에 얼굴을 묻고서 분명히 울고 있었다.

새들백교회의 릭 워렌 목사가 축복기도를 하는 동안 그의 기도 말에 모든 사람들의 진정이 담기는 것을 확신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가족을 위해서, 특히 두 딸인 말리아와 샤샤를 보살펴 달라는 워렌 목사의 기도에 앞뒤의 사람들로부터 “아멘” 소리가 나오는 것을 들을 수 있었다.


◆링컨에게서 이어받은 ‘통합’의 정신

가장 감격적인 순간은 에이브라햄 링컨 대통령이 취임할 때 사용한 바로 그 성경에 손을 얹고 대통령선서를 하는 순간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의 정신적 스승인 링컨, 그래서 그는 취임식을 위해서 링컨이 그렇게 했던 것처럼 필라델피아로부터 기차로 워싱턴에 들어왔던 것이다. 그 기차의 이름은 ‘희망 열차’다.

오바마 대통령은 빈부의 격차로, 인종의 차이로, 성별과 이념의 차이로, 갈기갈기 찢어진 지금의 미국사회를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하는 절체절명의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다. 그가 그렇게 링컨을 배우고 그를 따르려고 하는 이유가 바로 철저하게 미국시민의 통합을 이루어야 하기 때문이다.

오바마는 취임을 일주일 앞둔 13일 자신을 반대했던 미국 최고의 보수논객들 6명이 모인 사랑방 모임에 예고 없이 찾아갔다. 그들에게 시대정신에 동의할 것을 요구하고 협력을 요청했다. “나는 보수의 대통령도 진보의 대통령도 아니다. 민주당도 공화당도 그것을 구분할 겨를이 없다. 지금 미국은 건국 초기의 정신으로 국민이 모두 함께 나가야 한다. 함께 행동해야 한다”는 것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강조했다. 바로 그것은 링컨대통령의 리더십이었다.

올해는 링컨이 태어난 지 꼭 200년이 되는 해이다. 취임식 전날인 19일은 오바마의 영성과 철학, 그리고 행동의 사표인 마틴 루터 킹 목사의 기념일이다. 그래서 오바마는 특별히 침착성을 유지한다고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언급했다.


◆“아빠가 최고”, “미국이 최고”


링컨이 손을 얹고서 선서 했던 바로 그 성경에 손을 얹었을 때의 오바마 대통령의 심정을 상상해 봐야 한다. 노란색 투피스 차림의 부인 미셀이 두 손으로 받쳐 든 성경에 손을 얹은 오바마의 눈길은 존 로버츠 대법원장을 향했지만 아마도 그는 그 순간 링컨 대통령을 깊게 묵상했을 것이다.

취임연설을 하는 동안 막내딸 샤샤는 한 번도 아빠의 모습에서 눈길을 떼지 않았다. 연설을 끝내고 단상을 내려오는 아빠에게 샤샤는 제일 먼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최고라고 외치는 것을 보면서 ‘바로 저것이 가정의 힘이구나’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연설문 작성 담당자인 존 파브로의 도움이 있었다지만 대부분 대통령 혼자서 작성한 취임연설문은 필자가 그 자리에서 듣기론 일반적인 표현인 듯하지만, 구체적이고 다양 했다. X세대 대통령답게 직설적이었다.

“시장을 감시하는 것을 소홀하게 하여 경제가 이렇게 어려워졌다.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언급했을 때엔 여기저기서 “와우…” 하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규제를 강화하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연설문에까지 못 박았다.

“60년 전 내 아버지는 식당에서 서브를 받지도 못했었다 그런데 오늘 나는 대통령이 되었다. 이것이 미국이다”라고 했을 때엔 그의 ‘평등’에 대한 강렬한 의지를 다시금 읽을 수가 있었다.

오바마의 미국은 국제사회에서의 리더십을 다시 한 번 발휘할 것이다. 세계 국가들과 협력할 것이고, 핵무기 위협을 제거하기 위해서 현재의 동맹국들은 물론, 과거의 적들과도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의 가치를 세계에 다시 한 번 더 과시하겠다고 했다. 축하 연주에도 바이올린은 백인남자(아이작 펄먼), 첼로는 아시안 남성(요요마), 피아노는 백인 여성(가브리엘라 몬테뇨), 그리고 클라리넷은 흑인(앤서니 맥킬)이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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